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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사망, 치료비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을까? – 우리가 몰랐던 간암 치료 포기의 진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협적인 암 중 하나로 손꼽힌다. 폐암에 이어 암 사망률 2위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으며,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간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단순히 병의 진행 때문이 아니라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사망에 이르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료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치료를 경제적 사정 때문에 외면해야 하는 현실. 이 글에서는 그 충격적인 실태와 그 이면에 감춰진 구조적 문제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깊이 있게 다뤄본다.

간암 사망, 왜 줄지 않나?

간암은 진단 자체가 늦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술,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 고주파 열치료, 방사선 치료, 면역항암제 및 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등장하면서 예후가 크게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암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성모병원이 간암 환자 6,675명을 조사한 결과, 1,045명(약 15.7%)이 어떤 치료도 받지 않았고, 그 중 21%는 초기 간암 환자였다.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은 이들 가운데 절반은 진단 후 3개월 이내에 사망했다. 이는 단순히 의료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자체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간암 사망, 치료비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을까? – 우리가 몰랐던 간암 치료 포기의 진실

치료비 부담, 환자를 죽음으로 몰다

간암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치료비 부담이다. 실제로 간암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7.4%가 “통증보다 치료비가 더 힘들다”고 응답했다. 반면, 통증을 가장 힘든 요소로 꼽은 응답자는 14.9%,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꼽은 응답자는 22.8%에 불과했다. 이는 고통 그 자체보다, 그 고통을 치료하기 위한 비용이 더 고통스럽다는 환자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간암은 특히 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암 중 하나다. 평균적으로 1인당 간암 치료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약 6,600만 원으로, 이는 백혈병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항목 비용(평균 기준)
표준 치료(180일 기준) 4,140만 원
전체 평균 치료비 6,600만 원
연간 치료비 부담 1,000만 원 이상 (다수 사례)

여기에 비급여 항목과 고가의 약제, 정밀 검사, 입원비 등이 포함되면 실제 부담은 2~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는 대부분의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실제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적금을 해약하고, 가족 구성원이 모두 취업 전선에 나서기도 하지만, 월 200~3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결국 치료를 포기하고 병세가 악화되며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치료 포기, 그 비극의 악순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종종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에 의존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요법들이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일부 환자들은 엉뚱한 민간 요법을 쓰다가 병이 더 커진 뒤 뒤늦게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그 시점에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버린 경우가 많다.

이런 비극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초기 간암임에도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는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큰 손실이다. 이는 노동력의 상실, 가족 해체,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결과를 낳는다.

정부 지원, 현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정부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는 저소득층 암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 연간 지원 한도
의료급여수급권자 최대 300만 원
차상위계층 최대 300만 원
건강보험 하위 50% 일부 지원 가능

하지만 간암의 치료비에 비하면 이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처럼 고가의 약제는 대부분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사실상 본인이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치료가 장기화되면, 처음에는 혜택을 받던 환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해결책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조기 검진과 함께 치료비 부담 완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간암의 주요 원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인데, 이 중 B형 간염만 조기에 관리해도 간암 발병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

예방 치료에 드는 비용은 연간 약 11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암으로 발전했을 때 드는 수천만 원의 치료비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 진단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암환자 의료비 지원제도를 현실화하고, 특히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처럼 급여 항목에만 제한적으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실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처럼 복잡하고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은 존재한다.

  1. 국가 암검진 꼭 받기
    • 40세 이상이거나 B형·C형 간염 보유자, 간경변증 환자라면 6개월마다 간암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2. 의료비 지원제도 적극 활용하기
    •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이라면 보건소, 시청, 구청에서 의료비 지원 신청이 가능하다. 필요한 서류를 갖춰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3. 정확한 의료 정보 확인하기
    • 민간요법이나 인터넷 상의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4. 정책 개선 촉구하기
    • 간암 치료비 지원 확대와 비급여 항목 포함 등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간암은 과거처럼 절망만이 남은 병이 아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환자들이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단순히 개인의 불운이나 가정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이는 구조적인 불평등이며, 사회 전체가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확대와 정책 개선, 시민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개인의 예방적 실천이 함께 어우러질 때, 간암으로 인한 불필요한 죽음은 분명히 줄어들 수 있다.

생명 앞에 경제적 장벽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 장벽을 허무는 것은 제도이고, 사회이고, 우리 모두의 몫이다.

15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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